4월24일 한 학급에 71명···‘콩나물 시루‘ 교실 [오래 전 ‘이날’]

운신희 2019-04-24 (수) 11:05 5년전 95  
>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79년 4월24일 ‘콩나물시루’가 따로 없네


한 뼘 간격으로 가득 들어찬 책상과 바글바글 시끌시끌한 아이들. 1970년대 한국 교실의 풍경입니다. 학생이 없어 학교들이 문을 닫는 2019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지요.

40년 전 오늘 경향신문은 서울의 한 ‘과밀 학교’를 찾았습니다. 약 6800명의 재학생이 96학급에서 공부하고 있는 곳이었는데요. 한 학급 당 평균 학생 수는 71명이었습니다. 당시 신문은 이 학교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서술했습니다. “1학급의 인원수가 30~40명밖에 안되는 외국의 경우는 아예 신화의 한토막으로 흘려보낸다해도 최소한 60명선에서 고정시켜야 한다는 우리들 이념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실정이다.”

경향신문이 목격한 교실 사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선 한 교실에 70명 넘는 학생들이 있다 보니 교사 한 명이 학생 개개인에게 신경을 쓰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숙제를 해와도 꼼꼼하게 검사할 수 없었고, 애써 하려다 도리어 수업 시간을 빼앗기게 되었지요. 교실 분위기를 다잡아가며 수업을 끌고 나가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사는 이렇게 전합니다. “내 아이에게 배당되는 담임선생의 관심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는 불안 때문에 엄마들은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과외를 시키는 게 아닐까”

학생들을 한꺼번에 수용하지 못해 수업을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진행(2부제)하기도 했습니다. 오전·오후반이 교체되는 시간은 그야말로 ‘대혼란’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기사는 “좁은 입구에서 밀고 밀리고 하는 아우성이 마치 귀성열차의 개찰구를 연상케한다”며 “게다가 오후반인데도 아침부터 집에서 쫓겨나온 아이들이 운동장을 차지하고 있어 가뜩이나 힘든 체육시간을 망쳐놓는다”고 전했습니다. 학교 교감은 “현재 3학년까지 2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 제도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한 사실상 교육이 건재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소풍이라도 가는 날이면 일은 더 복잡해집니다. 교감선생님은 이렇게 하소연 했습니다. “그게(소풍) 또 보통일이 아닙니다. 소풍은 두 번으로 나눠서 가는데 그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갈만한 장소도, 그럴만한 교통수단도 없으니까요. 운동회도 물론 해마다 열지는 못합니다. 금년은 아동의 해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하기는 해야겠어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6년을 같은 학교에 다녔어도 서로 인사 한 번 하지 못한 동창생도 많았습니다.

상황은 서울 변두리로 갈수록 더 심각했다고 합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서울 주변 지역 학교로 학생이 몰리게 된 것이지요. 기사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서울 변두리 학교는 3년전 32학급이 100학급으로 늘어나기도 했다”며 “1반에 80~90명이 넘는 교실에선 아이들이 책상을 밟고 다니고 3명이 한 책상에 앉기도 하고 학교까지 가려면 3km를 걷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1981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이 열리고 있다. 한 학년에 학급이 20반이나 된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교실 상황은 어떨까요.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생 수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교실은 과밀상태입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20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16.5명 ▲중학교 14.7명 ▲고등학교 13.8명으로 OECD 평균보다 1~2명 많았습니다.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3.2명 ▲중학교 28.4명으로 OECD 평균(초 21.3명, 중 22.9명)보다 최대 5명 이상 많았습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의 경우 OECD 수준에 근접하긴 했지만 학급당 학생 수는 아직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언제쯤 학생들이 교사의 관심을 충분히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날이 올까요. 문재인 정부는 임기를 마치는 오는 2022년까지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 평균에 맞춘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취임한 해인 2017년에는 5년간 교원 1만6000명을 증원한다고도 밝혔는데요. 지난해에는 이 같은 정부의 계산이 교대 학생들이 처한 ‘임용 절벽’이란 문제를 덮고 교사당 학생 수 줄이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저 어느 한 쪽에만 집중하기엔 참 복잡한 문제입니다. 관련기사를 걸어두었습니다. 같이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관련기사]'임용절벽' 핵심 덮고 교사당 학생 수 줄이기만

최민지 기자


네이버 메인에서 경향신문 받아보기
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커한게임 ○ 오션파라다이스게임6 ㎣┺ 9zOI。CCTP430.xyz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일(25일) 회담할 것이라고 크렘린 궁이 공식 확인했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현지시각 23일 기자들에게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회담 의제와 관련해 "핵심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 측은 여러 방식으로 긍정적 경향 공고화에 기여 하려 한다"면서 "다른 관련국들과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중요한 합의가 달성되도록 하기 위한 여건과 유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계속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도 바로 이 과제 해결을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정상회담은 "먼저 1대1 회담이 이루어지고 그 뒤 확대 회담과 공식 연회가 열릴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회담 뒤 문서 서명이나 성명 발표는 계획된 바 없다. 공동 성명은 검토되거나 계획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샤코프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음에도 양측은 대화 지속에 대한 태도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그러한 태도와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한반도 상황은 다소 안정화됐으며 이는 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 조치로 가능해졌다"면서 "이 같은 배경에서 북한과 한국·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도 시작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우샤코프는 "이 회담은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의 첫 번째 접촉이며 이달 상반기에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된 이후 첫 번째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크렘린 궁이 북러 정상회담 날짜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입니다.

양국 간 정상회담은 2011년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한 뒤 8년 만에 이뤄지게 됐습니다.

▶ 대한민국 24시간 뉴스 채널 YTN 생방송보기
▶ 네이버에서 YTN 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