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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25일 제약바이오업계의 숙원과제로 꼽혀온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법률안'(첨단 바이오법)을 통과시켰다. 혁신의료기기법, 체외진단기기법 등도 같이 통과됐다. 지난해 이명수 보건복지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첨단 바이오법에 대해 관련 업계는 물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쪽에서도 한국 바이오산업 도약을 위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 왔다. 약사법, 생명윤리법 등으로 나뉜 바이오의약품 규제를 일원화한 이 법은 신약 출시를 3~4년 앞당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치료 수단이 없는 질환에 투약하는 혁신 바이오의약품을 다른 의약품보다 먼저 심사하는 '우선 심사', 개발자 일정에 맞춰 허가 자료를 미리 제출받아 단계별로 사전 심사하는 '맞춤형 심사', 향후 3상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2상 임상만으로도 일단 의약품 시판을 허가해 주는 '조건부 허가' 등을 골자로 한다.

제약은 개발과 임상시험에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을 개발해 놓고도 비용 장벽 때문에 중도에 다국적제약사에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다국적제약사는 이렇게 사들인 물질을 신약 개발에 쓰는 대신 고스란히 사장시켜 기존 자사 제품을 보호하는 경우가 많다. 3상 이전에 시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자본력이 취약한 국내 제약사가 헐값에 기술을 넘기지 않고 최종 제품개발까지 완수할 수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이 규모의 경제를 뛰어넘을 수 있게 만드는 획기적 시도다. 허가 기간이 짧아지는 만큼 희귀·난치질환자의 치료 기회가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 무상의료운동본부는 25일 국회 앞에서 이들 3개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기존 규제장치를 무력화하고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약화시키는 의료민영화법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나라에서 상용화된 의약품이 아니면 믿을 수 없다는 황당한 논리다. 또 모든 것을 의료민영화로 귀결시킨다. 이를 의식해 이날 통과된 법률안은 대체 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 중대 질환과 희귀질환에 한해서만 조건부 허가의 범위를 좁혔다. 국회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신경 쓰지 말고 한국바이오산업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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